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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거리의 칼럼] 나 때는... / 김훈
나 때는 1인당 국민소득이 80달러였는데, 지금은 3만달러가 넘는다. 나 때는 학교에서 ‘아는 것이 힘이다. 배워야 산다’고 가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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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 때는 졸업식 때 동네 경찰서장, 반공단체 대표, 퇴직 관리들이 축사를 했는데, 지금은 첨단 벤처기업으로 성공한 용들이 연단에 오른다. 나 때는 국가경제가 한 움큼이고 산업이 보잘것없어서 거리와 다방에 실직자가 넘쳤는데, 지금은 거대기업이 번쩍거려도 실직자가 늘어난다. 나 때는 해마다 보릿고개에 굶어 죽는 사람이 많았는데, 지금은 밥 벌려고 일하다가 일터에서 죽는 사람이 많다. 나 때는 뇌염, 장티푸스, 독감이 돌면 며칠씩 휴교했는데, 지금은 그보다 몇만배 더 무서운 역병이 돌아서 학교는 몇달째 제대로 문을 열지 못한다.
지금은 나 때가 아닌데, 나 때가 계속되고 있으니, 늙어서 이런 글을 쓰는 일은 불행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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